본문 바로가기
디지털/가전

통신사가 애플의 아이폰 광고를 해주는 이유

by 탄슈 2020. 6. 19.
728x90

아이폰을 만들어 파는 애플은 우리나라 통신사들에게 사실상 아이폰 광고와 같은 광고를 하도록 강요하고 그 비용을 통신사들이 내도록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렇게 멋지고 좋은 애플 휴대폰을 00텔레콤에서 가입하라’는 광고이니 통신사 광고가 아니라 사실상 아이폰 광고라는 겁니다.

광고 시안도 애플이 결정합니다. 애플의 갑질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공정위의 시정요구에 애플은 한발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광고를 스스로 하는 대신 단말기 가격을 올린다면 그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자기네 상품의 광고를 남의 돈으로 할 수 있다면 애플 아니라 누구라도 그런 선택을 할 것입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통신사들이 왜 그런 압박을 받아들였느냐는 것입니다.

추측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 통신사가 애플 광고를 해주는 이유

통신사들은 단말기를 애플에서 사들여서 고객들에게 팝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단말기를 1000억원에 팔고 100억원어치 ‘사실상의 애플 광고’를 요구할 때 통신사들은 ‘어차피 우리가 광고를 거부하면 광고는 100억원을 들여 애플이 직접 하고 그 대신 단말기를 1100억원에 팔겠다고 할 텐데 결국 마찬가지니 요구를 들어주자’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1100억원의 비용을 애플 단말기 확보를 위해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 내역에 광고비가 들어가든 AS지원비가 들어가든 그게 다 단말기값이든 수요자인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궁극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거기다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애플이 그 100억원어치 광고를 독자적으로 하면 ’00텔레콤에서 가입하세요’라는 메시지조차 그 광고에 넣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애플이 요구하는 금액을 광고비 형태든 단말기값 형태든 모두 지불해야 한다면 광고비를 통신사가 부담하고 광고에 통신사 이름이라도 넣는 게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지출할 비용이 같다면 애플에 모두 쓰는 것보다는 마케팅 비용으로 일부를 나눠 쓰는게 통신사 입장에서는 매체관리나 광고대행사 관리 등에서 더 나은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럼 애플은 1100억원에도 팔 수 있는 단말기를 왜 1000억원에 팔면서 굳이 광고비 100억원의 대납 요구를 했을까요.

그 속사정은 알기 어렵지만 추측해보자면 애플 본사의 광고 마케팅 비용 통제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이었거나 출고가격이 너무 비싸보이지 않게 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거나 오히려 통신사 쪽의 요구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 갑, 을 관계는 그대로

어떤 이유이건 힘의 역학관계에서 생긴 결과인 갑질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그 형태가 달라질 뿐 흐르는 비용구조는 결국 동일해집니다.

 

728x90